우리 힘으로 노 전 대통령을 모셔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국민장'으로 치르기로 한 가운데, 노사모(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대표일꾼을 지냈던 배우 명계남씨가 '국민장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명씨는 24일 저녁 봉하마을에서 <오마이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날(23일)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봉하마을로 내려와 조문한 뒤 계속해서 이 곳을 지키고 있다.

 



애초부터 정부는 '국민장'을 검토했지만, 유가족과 노 전 대통령 측근의 일부는 '가족장'으로 치를 것을 원해 국민장으로 최종 결정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

 

명계남씨는 "(왜) 느닷없이 국민장이냐"고 말했다. 그는 "우리 힘으로 노 전 대통령을 모셔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민장 결사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국민장 반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행동을 할 것"이라며 "어떻게 할 것인지는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 굳이 이야기를 안 하겠다... 검찰이 잘 알고 있을 것"

 

다음은 명계남씨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서거 소식은 언제 들었나.

"어제 아침에 알았다. 아침에 뉴스를 안 본다. 뉴스를 잘 안 보는데, 외출했다가 예전 노사모 동지의 울음 섞인 목소리 듣고 알았다."
- 듣고 어떤 느낌이었나.

"뭐 그거야 …."
- 마지막으로 노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나 만나신 때는 언제였나.

"최근 이런 고통을 당하기 2~3개월 전 봉하마을에서 뵌 적이 있다."



 
- 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였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드리면 무슨 답변을 할 수 있는지?

"제가, 우리가 그런 생각을 모여서들 많이 한다. 당신께서도, 건방지게 앞서가는 생각인지는 몰라도 저는 몇 사람이랑 같이 내려오면서 이분이 몸을 던지시면서 저희들 혹은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국민들한테 미안해서 부끄러워서 떨어지신, 그런 생각을 하시지 않았을까 하고 했더니 다른 친구들도 그런 말을 하더라. 그거 누가?... 하여튼 그렇게 생각한다."

 
- 검찰에 수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굳이 이야기를 안 하겠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다 아시는 것 같고, 기사화도 많이 되고 있고, 언론에 따라서 검찰 수사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하고 있지만. 뭐 대개 아시지 않을까. 검찰이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지금 그것을 제가 이야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

 

- 적절치 않다는 말은?

"돌아가셨잖아요. 무슨 소용 있나. 그렇다고 검찰 때문에 돌아가셨다고 말할 수 없잖나."

 

- 많은 국민과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검찰 수사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런 심정은 있으나 증거가 없는 이야기지 않느냐."

- 검찰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인지?

"저도 검찰에 잘 보여야 되고. 뭐 좀 묘하게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실체를 모른다. 그리고 검찰 권력은 무소불위이다. 어떻게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강금원 회장 같은 분의 피의사실을 보면, 대한민국 사업자로 등록한 모든 사람은 피의자가 될 수 있죠.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제가 홍천 시골에 사는데 농사꾼도 그런 말 하더라. 농사꾼도 맘만 먹으면 다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해서 범법자가 되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잘하시겠죠. 잘하시려고 애를 쓰는 검찰이니까. 사법부나 검찰에서 그런 지적을 많이 받을 것이니까. 안 하셔도 할 수 없고, 누구도 손을 댈 수 없다. 

- 조문객의 반응을 보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렇게 만든 것 아니냐는 반응인데?

"그런 정서가 이해 안 되나?"
- 왜 그런 정서라고 보는지?

"당연한 것 아닌가. 어떤 답을 원하시는지 알겠지만, 당연하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분들은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이전 반대의 경우를 봐서도 그러하듯이."

-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수사 과정을 지켜보셨을 것 같은데 이런 결과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지. 그분의 성품을 봐서?

"가혹한 질문이다. 답변 안 하겠다."

"당신의 장례, 국민 세금 쓰고 싶어하지 않을 것... 우리 손으로 치르는 게 맞다"

- 장례식을 국민장으로 할지 가족장을 할 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하던데.
"제가 오늘 주로 말하고 싶은 부분이 그 부분이기 때문에 인터뷰에 응했다. 하여튼 저, 그리고 제가 이곳 현장에서 만난 많은 수의 동지들, 일반시민들까지도 '국민장'은 아니다, 느닷없이 국민장, 이건 아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장, 아마 내부에서 논의할 때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아는데, 정부 측과 협의하면서.... 서울에서 전화가 여러 통 온다. 가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 든다고 한다. 저도 참모진들이나 유족측 전달 경로를 통해 그런 의사를 전달하고 했다. 안에서도 심한 주장까지 한 분도 있었다고 하지만 이렇게 발표가 되니까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아니다, 느닷없이 국민장이냐. 이건 정서 문제다. 국민장, 대개 어르신이 그런 주장을 하신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부 쪽에서야 국민장으로 모시겠다는 이야기야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국장'은 박정희 대통령만 모셨다니까. 어르신들이 국민장을 이야기하는 논의의 많은 부분을 보면 국민 모두가 당당하게 추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많은 분들이 분양 참배하기 편하도록 해야 하고, 예산도 있고, 국민장의 장점이나 겉모양새가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그보다 더한 장례 절차가 있으면 그렇게 하고 싶을 정도다."

이어 명계남씨는 작정한 듯이 '국민장'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느닷없다. 이런 말씀을 드리기까지 조심스러운데, 이왕 말씀을 드리니까 그런데. 국민장으로 하되, 현직 총리께서 국민장 장례위원장이 되는 것이라고 했더니 이쪽에서는 받아들이기는 그렇다고 했다고 한다. 장례위원장과 장례위원을 우리 쪽에서 하자고 했더니, 그런 것은 할 수 없다고 했다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같이 공동위원장으로 하자고 했다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우리 쪽의 전직 총리와 현직 총리가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것으로 하고, 원래는 서울로 운구해서 국민장으로 하는 것이 정부에서 요구하고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으나, 고인의 뜻이 조용하게 치르자는 것인 이상, 고인의 뜻을 받아서 현지에서 장례를 치르기로 한 것으로 안다. 뜻은 잘 알지만, 절충식,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는 합의 같다. 돌아가신 분의 죽음이나 의미를 생각해 볼 때 국민장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제 생각이고, 많은 분의 생각이다.
일부에서는 왜 이 정부의 돈을 쓰느냐는 말도 있다. 조갑제나 저쪽에서도 그럴 것이다. 조갑제씨는 이미 그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 보수 쪽에서 격렬하신 분들은 그럴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호사스럽게, 당신은 재직시 특별교부금까지 반납하고 사신 분께서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죽음의 결말을 국민의 세금으로 쓸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장례를 국민의 세금으로 쓰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가족장이든, 우리끼리, 우리 힘으로, 우리 손으로 치르는 게 맞다. 반대하는 분들은 몇 분 있었다. 분향소를 여러 곳에 설치하면 참배하기 좋다고 (한다). 일견 그럴 수도 있다. 가족장이라고 하더라도, 이곳에 와서 조문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는 것은 증명이 되었다. 불교신자가 아닌데도 사찰 수십 군데에서 하고, 시민들이 참배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조용하게, 고인의 뜻을 기리는 게 고인에게 맞다.

국민장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호들갑스럽고 떠들썩하고, 불편하고 안 맞는 게 있다. 또 한승수 총리께서 위원장으로는 어울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분을 싫어하고 좋아하고를 떠나, 고인의 죽음과 장례식 분위기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 국민장으로 하지 않았을 경우 정부 측에서는 촛불시위를 걱정해서 그런다고 여기지 않는지?

"국민장으로 하지 않으면, 좀 심하게 이야기를 해서 국민장으로 통제하지 않으면 이게 혹시 무슨 촛불집회나 시위 형태로 번지면 어쩌나, 이런 걱정을 정부에서 하시나, 아니 하실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염려를 안 해도 된다. 어제(23일) 광화문에서 충돌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 그것은 통제가 돼서 그렇다. 이것은 다른 시위와 다르게 장례다. 아마 노 전 대통령을 열심히 지지했던 분들이 자발적으로 분향소를 만들고 전국에서 그러고 있는데. 그분들이 가시는 길을 스스로 욕되고 도심에서 할 이유가 없다. 

 
그것은 기우다. 작은 곳에서 작은 규모로, 어떤 데는 실내, 여러분이 모이시기 편안한 장소, 정말 조용하게 고인을 보내드리는 자발적인 행사가 될 것이다. 오히려 정부에서 막대한 예산을 써서 곳곳에 분양소를 아주 커다랗게 만들어 주시고 그런 데 모시는 것이 오히려 딱딱하고 격에 맞지 않고 예산 낭비다. 전혀 시위나 걱정하실 것 없다. 기우다. 보시면 아시지 않느냐."
"이명박 대통령, 조의 전달하고 굳이 안 오셔도 될 것 같다"

-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봉하마을에 작은 빗돌(비석) 하나만 남기라고 했는데, 거기에 넣었으면 하는 문구가 있다면?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 가족들께서 마음에 새겨서 듣는 게 많을 것이다. 제가 가족 중 한 사람이라면 최근에 대통령께서 노사모에 전해 주신 말을 늘 생각한다. '강물은 결코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평지에서도 굽이쳐 흐를 때가 있을지라도 강물은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1년 전에 주신 글귀다. 저는 그 글귀가 좋다. 가족은 어떨지 모르겠다."

- 조문하는 분들의 반응이 언론에 대해 적대적이고, 몇몇 언론에 대해 특히 그런데, 언론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충분히 했다. 제 얼굴만 봐도 다 아실 것이다. 불만 많다. 제 나름대로 그럴 것이다. <오마이뉴스>에도 불만이 많다. 일부 극렬하게 표현하는 분들을 이해하는 게 맞다. 힘들게 취재하는 게 일이지 않나.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부분도 있다. 언론으로부터 가장 피해를 당하고,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잘못 알려져서 왜곡되어 정당한 평가가 앞으로도 못 받을지 모르는 부분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런 표현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오마이뉴스>에서 그런 질문을 하면 안 된다."

- 이명박 대통령의 조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의 전달하고, 굳이 안 오셔도 될 것 같다. 국사가 (바쁘실텐데)…. 굳이 안 오셔도. 먼 곳 아니냐. 이전처럼 대통령의 사저가 서울에 있는 것도 아니고. 헬기나 장거리 수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지난번에 대통령께서 검찰에 조사받을 때도 호들갑을 치고, 얼마나 많은 돈을 들였나. 전직 대통령의 조문인데, 그 분한테는 의미 있는 행사는 아닐 것인데 막대한 경호나 예산을 쓸 필요는 없고. 조의는 전달된 것 같다."
- 노 전 대통령의 사후 노사모의 방향은?

"논의를 하겠죠. 잘 모르겠다. 저도 일반 회원이고 요즘은 깊게 활동을 안한다. 얼굴이 알려지고 이전에 대표를 했다고 해서 그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아마 곧 총회도 있고 새 대표를 뽑아 논의들을 할 것이다."
 
- 더 하고 싶은 말은?

"국민장을 결사적으로 반대한다. 이미 발표되어 번복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듣고, 인터뷰하기 전에 저는 유족측과 참모진에도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반대라고 했다. 안 받아들여졌는데,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고, 노사모 자원봉사자와도 이야기를 했다. 만약에 안 받아들여지면 행동을 해야죠. 어떻게 할 것인지는 논의 중에 있다.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어르신들이 국민장, 국민장 그러는데 그게 크게 모시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국장으로 모시면 크고 대통령이 다시 손가락질 받지 않고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아니면 손가락질 받고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죽은 다음에 짐짓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 동양의 예의고, 그래서 한다, 그런 것이 우리 대통령처럼 솔직하고 담백하신 분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