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파격 변신

솔약구집 순박녀 유선(왕유선)시가 파격 변신합니다.
“복실이가 유선이라고?”
도시적이고 지적인 이미지의 배우 유선이 KBS 2TV 주말연속극 ‘솔약국집 아들들’의 ‘순박녀’ 복실이였다니. 꽤 많은 이들이 놀랐다. “신인배우 한 명 나오는데, 연기를 잘하더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감쪽같은 ‘파격변신’이었다.
중저음의 분위기 있는 목소리가 상냥하게 감기는 하이톤으로 높아졌고, 강렬하고 쉬크했던 눈빛은 끔뻑끔뻑 순둥이 눈빛으로 바뀌었다.

18일 KBS 별관 세트 촬영장에서 만난 유선은 안 그래도 충분히 뽀글거리는 머리를 더 볶아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할머니들이 자주 입을 법한 연분홍빛 가디건에 곱게 접어 올린 흰 양말까지, 시대에 역행하는 복실표 패션감각은 새로 떠오르는 ‘촌티 패션’의 선두주자다웠다.



“여배우가 이렇게 망가져도 되는 거냐”는 주변의 반응에도 유선은 “복실이스러우면되죠 뭐”라며 “연기를 하려면 그 사람(복실)이 돼야한다”고 꾹꾹 눌러 말한다. “내가 복실이가 되는 것도, 복실이를 내 안으로 끌어오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되는 거죠. 생각, 가치관, 성격 등이 완벽히 이해되면, 내가 곧 복실이라는 믿음으로 쭉 가요.”

조정선 작가의 주문에 따르면, 복실을 관통하는 단어는 ‘충’(忠)이다. “사랑에도 여러 방식이 있지만, 그녀의 사랑법은 ‘충’에 가까워요. 조건을 따지거나 대가성이 아닌, 철저히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희생할 수 있는 ‘충의 사랑’이죠.”
한 사람을 바라보는 순수한 해바라기 마음이 남성들의 심금을 울렸는지, 복실역을 맡자 결혼적령기의 젊은 남성팬들도 부쩍 늘었다. ‘사랑스럽다’, ‘귀엽다’, ‘이런 여자 있으면 당장에라도 장가가고 싶다’는 기분 좋은 반응이 쏟아지는 가운데, “언젠가는 “혹시 실제로도 이런 성격이신가요? 정말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는 진지한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는 그는 “바보 같을 정도로 헌신적인 모습이 요즘 여자 같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며 기분 좋게 웃어보였다. 현재까지는 ‘복실이가 가엽다’. ‘대풍이가 된통 당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조만간 복실이의 과거가 밝혀지고 ‘복실의 변신’이 시작될 것이라는 귀띔도 덧붙였다.

그동안 미니시리즈를 주로 해왔던 그는 “미니시리즈가 젊은이들의 불 같은 로맨스라면, 주말극은 은근하고 깊이있는, 서서히 빠져 들어서 더 오래갈 것 같은 사랑”이라고 했다. “매주 세트촬영이 있는 날이면, 점심을 함께 모여서 먹을 정도로 (출연진 간)돈독해요. 선후배들이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고 나면, 변희봉 백일섭 손현주 등 선배들이 돌아가며 계산을 하시는데, 감동이죠."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는 그가 배우로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언제일까. 다른 일은 쉽게 포기하는 성격이지만, 연기만큼은 자존심을 걸고 하는 유일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역시 유선씨는 볼 때마다 다른 모습이시네요’하는 말을 들을때 제일 짜릿하다”며, “앞으로 제 이름만으로도 신뢰가 가는, 그 배우가 나오는 시간만큼은 의미 있게 채워질 수 있는 배우로 자리잡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출처:해럴드경제